[어게인뉴스=정부경 기자] 문주현 엠디엠 그룹 회장이 심기가 불편하다. 엠디엠그룹이 대형 사업들을 앞두고 악재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착공지연, 실적 주춤, 대출만기 등 곳곳에 암초가 깔렸는데, 여기에 언론에서도 계속 엠디엠 그룹을 주시하고 있어서다.
하나씩 살펴보자면, 우선 발목이 잡힌 해운대그랜드호텔 부지개발이 눈길을 끈다. 현재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보도되고 있다. 호텔을 허문 자리에 고층 복합건물을 짓기로 했지만 지역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앞서 엠디엠은 지난 2019년 폐업한 호텔을 이듬해 2480억원에 인수, 숙박시설·오피스텔·근린생활시설 등 복합건물 개발을 계획했다. 하지만 해외 범죄단체가 연루된 '난개발 조장'이라는 거센 비판에 부딪혔다. 주변 시민단체들이 이에 대해 "공공재인 바다 전망을 독식하는 주거시설이 들어올 경우, 제2엘시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현재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시민단체 가운데 부산참여연대 관계자는 "일단 그랜드호텔 부지에 난개발을 반대하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엠디엠 그룹은 이런 언론의 평가와 업계, 시민 단체의 의견에 대해 "현재 해운대구에 사업심의는 접수됐다. 엠디엠은 심의 내용을 반영해 건축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고 전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엠디엠측은 또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호텔 건축 방향을 어떻게 잡을지 내부에서 연구중이다"며 "원래 호텔 부지인 만큼, 호텔을 일부 넣고, 수익형부동산도 일부 넣을 것 같은데, 확정된 건 아직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 군부대 1조원 땅 낙찰받은 엠디엠 그룹...."토지정화작업은 언제하나?"
엠디엠그룹은 지난 2019년 1조원 넘는 거액을 들여 군부대 땅을 낙찰 받았다. 하지만 토지정화작업이 늦어 공사를 못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엠디엠플러스는 서울 서초동 1005-6번지 일대 옛 국군정보사령부 부지 건축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엠디엠은 2019년 정보사 부지 9만7000㎡을 약 1조1000억 원에 낙찰 받았다. 이곳에 오피스동과 기부채납 시설을 갖춘 한국판 '애플파크'를 짓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건축허가를 앞두고 발목이 잡혔다. 부지 일부에서 기준치 40배가 넘는 오염물질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서리풀 공원은 인근 주민은 물론 법원 등 오피스가 많아 방문객이 많다. 공원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정화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시민단체는 지적한다.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오염을 정화하겠다고 한 지 꽤 걸로 아는데, 환경오염 사건에서 기본이 오염자부담 원칙"이라며 "정보사가 있었던 자리니까 국방부가 하루 빨리 나서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최 팀장은 또 "서울시도 서리풀 공원을 짓고 시설을 늘리려고 할 텐데 정화 작업을 안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공원을 운영하면서 주변에 오염 토지가 남아있는 건 좋은 상황은 아니니 국방부가 책임 있게 나서는 게 맞다”고 밝혔다.
토지정화가 이뤄져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데, 국방부와 서초구는 손을 놓고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토지정화 작업을 할지, 말지를 두고 국방부와 얘기하는 것 같다”라며 “얘기가 너무 나오면 국방부와 시행사가 또 그럴(불편할) 수 있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이어 “(사업을) 잘하려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에 대해 엠디엠 그룹 관계자는 착공 지연과 관련 "부지를 매입할 때 국방부해서 토지정화사업을 마친 다음 땅을 넘기는 방향으로 협의가 됐다"며 "그 사이에 인허가를 받아서 잔금 치르고 착공하는 투 트랙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적 역성장...금융부담은 어쩔? 문주현 회장의 깊어가는 고민
뿐만 아니라 사업이 지연되는 동안 쌓이는 이자부담도 골치다. 엠디엠플러스는 담보대출(브릿지론)로 사업자금 3300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릿지론은 시행사가 사업부지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거나 참여 시공사 신용공여를 조건으로 지원하는 단기대출이다.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실행되는 착공단계까지 넘어가기 위한 가교역할을 수행한다. 대신 만기는 짧고 금리는 높은 상품이라 PF부실뇌관으로 꼽힌다.
엠디엠은 DS네트워크, 신영과 함께 국내 3대 시행사다. 엠디엠 그룹 핵심 자회사인 엠디엠플러스는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10% 성장을 유지했다. 그러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실적이 주춤했다.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4.6%, 58.1%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건 2019년 이후 3년만 이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776억원이 발생해 2014년 이후 8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면 하루라도 일찍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 엠디엠 대출만기는 오는 2024년 하반기다.
반면 엠디엠 그룹 측은 사업 지연에 따른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일정에 맞게 사업을 추진 중이고, 이자 부담도 덜하다는 것.
엠디엠 그룹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사업 인허가를 받기 전이라 PF대출이 아닌 브릿지 대출로 자금을 조달했고, 당시 금리가 더 저렴했다"며 "이자를 오히려 세이브 하는 상황이고 손해 볼 게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