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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분쟁의 시대를 끝낸다… '지적재조사'로 바로 쓰는 내 땅

종이지적도에서 디지털 경계로… 여의도 54배 땅, 다시 정비된다
땅의 경계를 바로잡다, 재산권이 살아난다… 2026년 지적재조사 본격화

[어게인뉴스=김혜경 기자] 정부가 토지 경계 분쟁의 고질적 원인으로 지목돼 온 '지적불부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지적재조사에 착수한다. 오래된 종이지적도와 실제 토지 이용 현황 사이의 간극을 정비해, 국민이 자신의 토지를 보다 명확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2월 5일 '2026년 지적재조사사업' 민간대행자 선정을 마무리하고, 전국 단위의 지적재조사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민·관 협력 체계를 기반으로 진행되며, 토지 경계 불명확으로 인한 분쟁과 재산권 침해 우려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해 지적재조사 대상은 전국 222개 지방자치단체, 635개 사업지구에 걸친 156㎢ 규모로, 필지 수만 17만9천여 개에 달한다. 면적으로 환산하면 여의도 면적의 약 54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정부는 이 사업에 총 387억 원의 국비를 투입해 토지 경계와 면적을 실제 이용 현황에 맞게 바로잡을 계획이다.

 

◆종이 지도에 묶인 재산권, 디지털로 풀어내다

 

지적재조사사업은 수십 년 전 작성된 종이지적도를 최신 측량기술로 다시 정비하는 작업이다. 과거 측량 한계와 도시·농촌 환경 변화로 인해 토지의 실제 경계와 지적도상 경계가 어긋난 사례가 적지 않았고, 이는 건축·매매·상속 과정에서 분쟁과 행정 혼선을 반복적으로 낳아왔다.

 

정부는 이번 재조사를 통해 경계가 불분명한 토지를 정리하고, 실제 사용 형태에 맞게 토지 형상을 정돈함으로써 공정한 토지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적도상 도로가 없어 활용이 제한됐던 '맹지' 문제를 해소하고, 불규칙한 토지 형태를 정형화하는 데도 중점을 둔다.

 

지적재조사가 단순한 행정 정비를 넘어 실질적인 경제 효과로 이어진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해 사업 완료 지역을 분석한 결과, 토지 경계 정비와 이용 효율 개선을 통해 공시지가 기준 약 20억 원 이상의 가치 상승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적재조사가 재산권 보호와 함께 지역 가치 제고로도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업은 민간 지적측량업체와 공공기관이 역할을 나눠 수행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총 127개 업체가 신청한 가운데 96개 민간업체가 대행자로 선정됐으며, 이들은 현장 측량과 기술적 작업을 맡는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경계 조정 등 핵심 공정을 담당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민·관 협력 구조가 사업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민간의 기동성과 공공의 책임성을 결합해, 지적재조사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김태형 국토교통부 공간정보제도과장은 "지적재조사는 국민의 재산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지역의 잠재 가치를 끌어올리는 기반 정책"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경계가 명확해질수록 분쟁은 줄고, 토지의 활용 가능성은 커진다. 종이에 머물던 지적 정보가 디지털 경계로 전환되는 이번 지적재조사가 '내 땅을 바로 쓰는 시대'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