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뉴스=박두진 기자] 신기술이 산업 전반의 판도를 바꾸는 흐름 속에서 규제 혁신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를 뒷받침할 제도 개선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규제 장벽을 낮추고 신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2일 열린 '제1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통해 총 26건의 규제특례를 승인하고, AI 기반 의료서비스와 수소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실증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기존 규제로 인해 시장 진입이 어려웠던 신기술의 실증과 사업화를 가능하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일정 조건 하에서 규제를 유예하거나 면제하는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적극 활용해 산업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합성데이터 의료·수소 저장 기술…신산업 실증 본격화
이번 심의에서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AI 기반 의료서비스다. 그동안 개인정보 보호 기준이 불명확해 활용이 제한됐던 이미지·영상 기반 합성데이터가 규제특례를 통해 본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과 기업 간 협력을 통해 환자 맞춤형 진단과 치료 서비스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치아 교정 시뮬레이션부터 근골격계 질환의 예측·처방·사후관리까지, 의료 전 과정에 AI가 접목된 통합 서비스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에너지 분야에서도 기술 실증이 확대된다. 기존에는 기체 압축 방식 중심으로 제한됐던 수소 저장 방식이 고체 합금 기반으로까지 확장되며,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저장 시스템 개발이 가능해진다. 이를 활용한 수소 지게차 실증도 함께 추진된다.
또한 항공 분야에서는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 고중량 항공기 개발을 위한 실증이 허용됐다. 안전 기준 마련을 전제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향후 친환경 항공 기술 상용화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AI 기반 실시간 보안위협 탐지·대응 기술'을 신규 기획형 규제샌드박스 과제로 선정했다. 데이터 수집 제한으로 인해 발전이 더뎠던 보안 관제 기술에 대해 일정 범위 내 규제 특례를 부여함으로써,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산업 구조 전환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의료·에너지·보안 등 핵심 분야에서 기술 실증이 가능해지면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AI와 수소에너지 기술이 다양한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신기술 실증과 사업화를 적극 지원하고, 제도 개선도 병행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