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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가습기 리콜, '자발적 회수' 뒤에 있는 정부 규제의 진화

"사고 즉시 보고·선제 리콜 유도…국표원, 제품안전 관리 패러다임 전환"
"사은품도 예외 없다…대기업 소비재 안전 책임 전면 확대"

[어게인뉴스=정부경기자] 스타벅스 코리아가 전지 화재 우려가 제기된 가습기 39만여 대 전량을 자발적으로 리콜한 것은 단순한 기업의 위기관리 차원을 넘어, 정부의 제품안전 규제가 한 단계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과거처럼 사고 발생 이후 제재로 이어지는 방식이 아니라, 사고 인지 단계에서 즉각적인 보고와 선제 조치를 유도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스타벅스 코리아가 소비자에게 증정한 가습기 2개 모델에 대해 2월 2일부터 회수 및 보상 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은 지난해 말까지 증정된 39만3548대 전량이다.

 

◆사고 '은폐'보다 '즉시 보고'가 유리한 구조로

 

이번 리콜의 핵심은 속도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1월 24일 전지 화재 사고를 파악한 직후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국표원에 제품 사고를 즉시 보고하고, 추가 사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협의했다. 이는 사고를 내부적으로 축소·관리하다 사후 제재를 받던 과거 관행과는 결이 다르다.

 

최근 국표원은 제품 사고 발생 시 신속 보고와 자발적 리콜을 선택한 기업에 대해 행정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반대로 사고를 인지하고도 보고를 지연하거나 은폐할 경우, 과징금·형사 책임까지 검토하는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 방향은 기업 입장에서 '사고를 숨기는 것보다 공개하고 조치하는 것이 리스크가 적다'는 판단을 하게 만드는 구조다. 스타벅스의 전량 리콜 결정 역시 이러한 제도 환경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정품·사은품까지 확장된 안전 책임

 

주목할 점은 리콜 대상이 판매 제품이 아닌 '증정품'이라는 점이다. 과거에는 사은품이나 한정 이벤트 제품의 안전 관리 책임이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인식됐지만, 최근 정부는 유통 경로와 무관하게 소비자에게 제공된 모든 제품에 동일한 안전 책임을 적용하고 있다.

 

국표원 관계자는 "증정품 역시 소비자의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제품인 만큼, 화재·감전 등 위해 가능성이 있다면 동일한 기준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형 유통·외식 기업들이 마케팅용 제품 선정 단계부터 안전성 검증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최근 국표원은 배터리 내장 생활가전, 소형 전자제품, 어린이용 증정품 등을 중심으로 사고 보고 및 리콜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스타벅스 사례는 이러한 규제 기조가 대기업 브랜드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리콜을 계기로 제품안전 정책은 '사후 처벌' 중심에서 '사전 차단과 책임 유도'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기업의 자발적 리콜이 늘어날수록 소비자 안전은 강화되지만, 동시에 브랜드 신뢰도와 직결되는 만큼 기업들의 내부 품질·안전 관리 부담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