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6 (목)

  • 맑음동두천 7.3℃
  • 맑음강릉 7.2℃
  • 맑음서울 9.0℃
  • 맑음대전 8.6℃
  • 맑음대구 8.5℃
  • 맑음울산 7.2℃
  • 맑음광주 8.6℃
  • 맑음부산 9.6℃
  • 흐림고창 7.7℃
  • 맑음제주 10.1℃
  • 맑음강화 5.9℃
  • 맑음보은 5.1℃
  • 맑음금산 6.1℃
  • 맑음강진군 8.3℃
  • 맑음경주시 4.7℃
  • 맑음거제 7.0℃
기상청 제공

도전 Challenge

"ESG 못하면 수출도 없다"…산업부, 500개사 공급망 대응 전면 지원

'지속가능경영 종합시책(2026~2030)' 발표…올해 중소·중견기업 500곳 컨설팅
2028년까지 공급망 실사 플랫폼 구축…글로벌 규제 대응 '국가 전략화'

[어게인뉴스=김혜경 기자] 글로벌 공급망 규제가 사실상의 무역장벽으로 작동하는 가운데, 정부가 기업의 ESG 대응을 '생존 전략'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단순 규제 대응을 넘어 산업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지속가능경영을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지속가능경영 포럼'을 열고 '지속가능경영 종합시책(2026~2030)'과 ESG 공시제도화 방안(의견수렴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공급망 실사와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기업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공급망 배제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위기 인식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글로벌 원청 기업들은 협력사에 ESG 데이터 제출과 실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거래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철강·알루미늄 등 수출품의 탄소 배출량에 따라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새로운 무역 규제로 작동하고 있다.

 

◆"공급망 데이터가 경쟁력"…중소기업까지 ESG 체계 확산

 

정부는 이에 대응해 '지속가능경영 기반 산업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우선 올해 조선·방산 등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중소·중견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ESG 공급망 실사 컨설팅을 제공한다.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수준 진단과 개선 전략까지 포함한 '업종별 패키지 지원' 방식이다.

 

인력 양성도 병행된다. 현재 연 450명 수준인 ESG 실무자 교육을 2030년까지 2,500명 규모로 확대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한 실무형 인턴십을 매년 100명 규모로 운영해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또한 2028년까지 '간편 공급망 실사 플랫폼'을 구축해 중소·중견기업의 행정부담을 줄인다. 하나의 시스템에 ESG 데이터를 입력하면 다수의 원청기업이 이를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중복 제출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컨설팅 품질 관리도 강화된다. 2027년까지 지속가능경영 컨설턴트 자격제도를 도입하고, 2028년부터는 전문 ESG 컨설팅 법인 지정제도를 신설해 시장의 신뢰도를 높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과 사회적 기업 간 협력을 통한 공급망 혁신도 추진된다. 예를 들어 배터리 기업과 폐자원 재활용 기업을 연결해 ESG 대응과 자원 순환을 동시에 달성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규범 대응도 중요한 축이다. 정부는 국제표준화기구(ISO) 논의 참여를 확대하고, 한-EU 산업정책 대화 등 협력 채널을 활용해 국제 ESG 기준 설정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입장을 반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해외 무역관을 통해 글로벌 ESG 규제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개발도상국 공급망을 대상으로 한 ESG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도 확대한다.

 

국내에서는 한국표준협회가 운영 중인 사회적 책임 지수를 'K-ESG 지수'로 개편하고 인증제도를 도입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이번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표준협회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력 체계도 강화됐다.

 

박동일 산업정책실장은 "지속가능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라며 "교육부터 컨설팅, 공시 대응까지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 수출기업 관계자는 "최근 유럽 바이어들이 계약 조건으로 ESG 데이터를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응 역량이 부족한 만큼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책 전문가는 "ESG는 더 이상 윤리 경영의 문제가 아니라 통상 규범의 일부가 됐다"며 "이번 대책은 산업 정책과 통상 전략을 결합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