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뉴스=정부경 기자]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전략자산으로 떠오른 AI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국산 AI반도체의 실증과 상용화를 전면 지원하는 대규모 정책 패키지를 가동한다. 연구개발에 머물던 국내 AI반도체 기업들이 실제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수요 창출부터 양산, 공공 활용까지 전 주기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서울에서 국내 대표 AI반도체 기업인 퓨리오사AI를 방문해 'AI반도체 핵심기업 성장전략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텔레칩스, 리벨리온, 딥엑스, 모빌린트, 하이퍼엑셀 등 주요 AI반도체(NPU) 팹리스 기업과 학계·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글로벌 시장 동향과 국내 기업의 성장 전략, 실증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업계는 글로벌 빅테크의 독주가 심화될 경우, 기술력을 갖춘 국내 AI반도체 기업조차 시장 진입 기회를 얻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산업부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국산 AI반도체가 '개발 성공'에 그치지 않고 실제 수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1조원 투입 'K-온디바이스 AI반도체'…공공 활용까지 잇는다
정부는 AI를 주력 제조산업에 접목하는 M.AX(Manufacturing 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AI반도체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실증–양산–시장 확산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향후 5년간 약 1조 원을 투입해 자율주행차, 스마트가전, 휴머노이드, 무인기 등에 탑재될 'K-온디바이스 AI반도체' 공동 개발·상용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주력 제조기업과 국내 팹리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외산 AI칩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 AI반도체를 실제 제품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최근 국회를 통과한 '반도체 특별법'의 시행령을 조속히 마련해, 국산 NPU의 공공부문 활용도 확대할 계획이다. 공공 영역에서의 안정적 수요 확보를 통해 초기 시장을 형성하고, 민간 확산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파운드리 접근성 문제도 손질한다. 산업부는 M.AX 얼라이언스 내에 '반도체 제조지원 TF'를 구성해 첨단 공정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레거시 공정을 중심으로 한 상생 파운드리 구축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재정·금융 지원 역시 강화된다. 산업부는 연내 2조 원 규모의 반도체 특별회계 신설을 추진하고, 팹리스 기업 전용 투자펀드 조성도 병행한다. 기술력은 갖췄지만 자금과 시간 부족으로 성장에 제약을 받던 기업들의 스케일업과 시장 진출을 돕겠다는 취지다.
인재 양성 측면에서는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인력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지방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을 확충하고, 설계 인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IP 기업 커리큘럼을 도입한 'Arm 스쿨'을 연내 설치할 계획이다. 산업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AI반도체 설계 인력을 체계적으로 늘려간다는 목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AI 시대에 반도체는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를 동시에 좌우하는 핵심 전략자산"이라며 "수요기업과 팹리스, 파운드리, IP 기업, 정부가 하나의 얼라이언스로 움직일 때 비로소 글로벌 경쟁에서 돌파구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정책과 예산, 제도로 AI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끝까지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