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뉴스=김혜경 기자] 해외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로맨스스캠 등 초국가 사기 범죄에 대해 정부가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박탈하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범죄자가 현재 보유한 재산은 물론, 앞으로 받을 수 있는 예금 채권까지 선제적으로 묶어 범죄의 경제적 유인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전담팀(TF)은 10일 경찰청, 법무부, 금융위원회, 대검찰청,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범죄수익 환수 회의를 열고,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피싱 범죄자들에 대한 범죄수익 환수 성과와 향후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관계기관들은 범죄를 통해 얻은 이익을 철저히 박탈하지 않고서는 초국가 사기 범죄를 근절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기관별 수사·환수 계획을 공유하며 협력 체계를 한층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장래예금채권까지 묶었다…"사기로는 단 한 푼도 못 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월 23일 캄보디아에서 송환한 범죄자 67명의 범죄수익을 집중 분석한 결과, 총 14억7,720만 원 상당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했다. 다만 일부 피의자는 범죄 유형상 기소 전 보전이 불가능하거나, 범죄수익이 확인되지 않아 실제 보전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범죄수익 추적을 위해 경찰은 시·도청 범죄수익 전담수사팀 7개 팀, 총 29명을 투입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국세청 등으로부터 범죄자 재산 관련 자료 193건을 확보하고, 금융사에 대한 영장 집행을 통해 562개 계좌의 거래 내역을 분석하는 등 전방위 수사를 벌였다.
송환자 대부분이 범죄수익을 현지에서 현금으로 받아 생활비로 소진해 국내 보유 재산이 많지 않았던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실제 확인된 보전 금액은 2억4,830만 원에 그쳤다. 그러나 경찰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범죄자 명의 계좌에 앞으로 입금될 수 있는 장래예금채권 12억2,890만 원까지 함께 보전 조치했다. 범죄로 얻을 수 있는 '미래의 기대 이익'까지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부산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금융회사 28곳을 상대로 484개 계좌를 분석하고, 가상자산과 부동산·자동차 보유 내역까지 추적해 총 5억7,460만 원 상당을 보전 신청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동일 조직에 소속돼 국내에서 인출책으로 활동한 공범 2명까지 추적해 추가 보전 조치에 나섰다.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송환자 중 일부가 법인 계좌 지급정지 이후에도 캄보디아 현지에서 금융기관에 반복적으로 연락하며 지급정지 해제와 범죄수익 인출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하는 등 집요한 범죄수익 은닉 시도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번 송환 대상자들이 주로 관리책·팀원 등 말단 조직원으로, 실제 취득한 범죄수익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총책 등 핵심 인물들이 검거·송환될 경우, 범죄수익 규모 역시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추적과 보전 조치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해외 거점 스캠 범죄를 완전히 근절하겠다는 대통령의 지시처럼,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전담팀을 중심으로 강경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며 "보이스피싱과 로맨스스캠 등 사기 범죄로는 결코 이익을 남길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범죄수익은 끝까지 추적·박탈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