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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갈 곳 없던 전문인력, 농촌으로 간다"… '시니어 활력단' 출범

4월부터 5개 팀 전국 활동… 10월까지 34회 재능나눔 추진
농촌 인력난 해소·은퇴자 역할 회복… '도농 상생 모델' 시험대

 

[어게인뉴스=박주현 기자] 도시에서 은퇴한 전문 인력이 농촌으로 향한다.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촌과 사회적 역할을 찾지 못한 은퇴자를 연결하는 '상생 실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단순 봉사를 넘어 지역 서비스 공백을 메우는 새로운 인력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월부터 '시니어 농촌활력단' 5개 팀이 전국 농촌 지역을 대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공무원과 전문직 은퇴자들이 직접 농촌을 찾아 재능기부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활동은 4월부터 10월까지 총 34회에 걸쳐 진행되며, 행정·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농촌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2011년부터 이어진 '농촌재능나눔' 정책의 연장선에서, 보다 전문화된 형태로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농촌은 사람 부족, 도시는 역할 부족"… 두 문제를 동시에 푼다

 

이번 정책의 출발점은 '불균형'이다. 농촌은 인력 부족으로 기본적인 서비스 제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도시에서는 은퇴 이후 축적된 전문성을 활용하지 못하는 인력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로 공무원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퇴직 공무원은 2021년 4만5천 명에서 2023년 5만7천 명까지 증가했다가 2024년에도 5만5천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숙련된 인력이 매년 대거 사회로 나오고 있지만,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체계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은퇴자들이 농촌을 직접 방문해 봉사와 전문 상담을 제공하도록 지원함으로써, 농촌의 서비스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은퇴자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행정 경험과 의료 전문성을 활용한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봉사활동과 차별화된다.

 

한 지역개발 전문가는 "농촌은 단순 노동력보다 행정·의료·법률 같은 전문 서비스 부족이 더 큰 문제"라며 "은퇴 인력을 활용하면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농촌 정책 연구자는 "단기 방문형 봉사로는 구조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주 인구 유입이나 장기 활동으로 이어지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시니어 농촌활력단은 공무원연금공단의 '상록자원봉사단'과 의료 분야 '대한한의사봉사회'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향후 세무·법률 등 다양한 전문 분야로 활동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농촌재능나눔 사업은 이미 일정한 성과를 보여왔다. 2011년부터 2025년까지 약 19만 명의 봉사자가 1만2,500여 개 마을에서 활동했으며, 올해에도 약 1,115개 마을, 6만2천 명 주민을 대상으로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이 단순 봉사에 그치지 않고 농촌 체류 경험을 통해 생활인구 유입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은퇴자들이 농촌의 정주 환경을 직접 체험하면서 장기 체류나 귀농·귀촌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이다.

 

결국 '시니어 농촌활력단'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두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풀기 위한 실험이다. 은퇴 인력의 경험이 농촌에 실제 활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일회성 방문을 넘어 지속 가능한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