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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전환 급부상" 증권시장, 결제 단축 기대와 비용 부담 교차

'T+1' 전환 논의 본격화에 '기회와 부담' 사이 갑론을박

[어게인뉴스=정부경 기자] 주식 매도 후 이틀 뒤에야 현금이 들어오는 현재 구조를 두고, 정책 논의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발단은 한 마디 때문이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왜 오늘 팔고 모레 받느냐"는 지적이었다.

 

때문에 현재 업계는 내부 논의에 머물던 '결제 주기 단축'이 공개 의제로 떠올랐다.

 

국내 증시는 지금까지 'T+2' 체계를 유지해왔다. 거래 체결 이후 이틀의 간격을 두는 방식은 단순한 관행이 아니라, 거래 검증과 결제 불이행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다. 증권사 간 정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줄이고, 일정 기간의 유예를 통해 신용거래도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일본과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시장도 유사한 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흐름은 이미 달라졌다. 미국은 2024년 'T+1'로 전환했고, 유럽 역시 도입을 추진 중이다. 결제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여 리스크 노출 기간을 낮추고, 자금 회전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미국 사례에서는 청산기금과 증거금 부담이 감소하며 자본 효율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현금과 주식을 더 빠르게 확보할 수 있어 재투자 타이밍이 앞당겨진다.

 

국내에서도 기대 효과는 분명하다. 결제 주기가 하루 줄어들면 단기 자금 흐름이 빨라지고, 시장 유동성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실행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실제 도입까지 최소 수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제도보다 구조다. 결제 주기를 줄이려면 매매 확인부터 자금 이체까지 전 과정의 속도를 맞춰야 한다. 기관투자자의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 시스템 자동화, 표준화 작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단순한 규정 변경이 아니라 시장 인프라 전반을 손보는 작업에 가깝다.

 

특히 외국인 투자 구조는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국내 시장은 글로벌 운용사와 브로커, 상임대리인을 거치는 다층 구조로 운영되며 환전과 자금 이동 절차도 복잡하다. 외환 결제가 여전히 ‘T+2’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주식만 ‘T+1’로 앞당길 경우, 자금 조달 일정이 맞지 않아 결제 실패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차 문제도 부담이다. 미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당일 결제에 가까운 일정이 요구될 수 있다.

 

비용 문제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결제 속도가 빨라질수록 오류 허용 범위는 줄어들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산 투자와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초단기 자금 운용 수익 감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동성 확대라는 이점과 운영 비용 증가가 맞물리며 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결국 방향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속도를 둘러싼 판단은 신중하다.

 

결제 주기 단축은 '언젠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로 넘어가는 단계다. 당분간은 기대와 부담이 교차하는 가운데, 준비와 논의가 병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