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게인뉴스=김혜경 기자] 에너지 전환과 지역 소멸 대응을 동시에 겨냥한 '주민 참여형 태양광 모델'이 전국으로 확산된다. 정부가 마을 단위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햇빛소득마을'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농촌과 지방의 새로운 소득 기반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행정안전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함께 '햇빛소득마을 확산 추진계획'을 보고하고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안에 500개 이상의 마을을 우선 선정하고, 2030년까지 총 2,500개 이상의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주민이 전력 생산·수익 배분…'마을형 에너지 경제' 실험
햇빛소득마을은 주민 10인 이상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유휴부지나 공공부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운영하는 구조다. 생산된 전력 판매 수익은 공동체 복지나 주민 배당 등으로 활용된다.
사업의 핵심은 '주민 주도'다. 발전소 설치부터 운영, 수익 배분까지 마을 총회와 정관에 따라 결정되며, 지역 공동체가 직접 에너지 사업의 주체로 참여한다.
설비 규모는 300kW에서 1MW 수준으로, 비교적 중소형 분산형 발전 모델을 지향한다. 특히 모듈과 인버터 등 주요 기자재는 국내 생산 제품 사용을 의무화해 관련 산업에도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사업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단계별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우선 3월 말 공모를 시작으로 1차(5월 말)와 2차(7월 말)로 나눠 신청을 받는다. 준비가 완료된 마을은 7월 내 선정해 8월 착수하고, 추가 준비가 필요한 지역에는 시간을 더 부여해 10월부터 사업에 들어가도록 설계했다.
선정 기준은 협동조합 구성 수준, 주민 동의 확보, 부지와 자금 마련 등 '실행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특정 지역 쏠림을 방지하기 위한 지역 균형 기준도 함께 적용된다.
특히 광역·기초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현장지원단이 핵심 역할을 맡는다.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력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 기관이 참여해 입지 검토부터 인허가, 전력 계통 연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협동조합 설립과 운영은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연계한 컨설팅 방식으로 추진되며, 마을 리더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된다.
◆에너지 전환·지역소멸 대응 '두 마리 토끼' 노린다
정부는 햇빛소득마을을 단순한 재생에너지 사업이 아닌 '지역 재생 전략'으로 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력 계통 우선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 개선과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지원을 추진하고,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설치비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다.
또 지방소멸대응기금과 마을기업 보조금, 특별교부세 등 다양한 재원을 연계해 사업 지속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햇빛소득마을은 에너지 전환의 출발점이자 지역 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라며 "관계 부처와 협력해 현장에서 작동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전국 확산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모델이 성공할 경우 농촌 지역의 소득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한 에너지 정책 전문가는 "주민이 생산자이자 소비자로 참여하는 구조는 에너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식"이라며 "다만 수익성 확보와 주민 간 합의 구조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위기와 지역 소멸이라는 이중 과제 속에서, '햇빛소득마을'이 새로운 해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